[신학] 폴 틸리히: 그리스도론

[틸리히조직신학3_211-215] 58. 예수에 대한 견해의 충돌

설왕은31 2022. 2. 10.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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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리히는 신약성서에 나타난 예수의 모습에 통일성이 있는지 질문하고 있습니다. 예수가 일관성 있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면 성서가 그렇게 묘사하고 있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틸리히는 이와 같은 질문에 대하서 첫 번째로 역사적인 대답을 해야 하고 두 번째로 조직신학적 대답을 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첫 번째 역사적인 대답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틸리히는 말합니다. 이전에도 틸리히가 언급했지만 예수가 그리스도라는 사실에 대해서 성서의 저자들은 일치된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고 봅니다. 성서는 예수에 대한 일치된 고백 위에 세워진 “공동체의 책”이기 때문에 역사적인 대답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고요.

큰 틀에서 성서는 예수가 그리스도라는 사실에 대하여 일치된 견해를 가지고 있지만 공관복음서와 요한복음서의 차이에 대해서는 주목할 수밖에 없다고 틸리히는 말합니다. 공관복음서는 예수가 인간 실존에 참여한 것을 강조하고 있고 요한복음은 예수가 새로운 존재로서 승리한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조금 더 쉽게 말하면 공관복음서에서 예수는 인간으로 나타나고 요한복음에서는 신으로 나타난다는 말입니다. 두 견해가 완전히 충돌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주 부드럽게 서로 결합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설명이 필요하다는 것이고요. 조화가 필요한데 이런 시도가 지금까지 별로 없었던 이유에 대해서 틸리히는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이와 같은 대립들이 과거 수백 년 동안 느껴지지 않았다는 놀라운 사실은 주로 교회의 유사 단성론적인 경향과 결합되어 있었던 요한복음의 그리스도 모습이 압도적으로 영향을 끼쳐온 것에 그 원인이 있다.” (213-214)

예수에 대한 이해는 양성론이 정통 교리입니다. 즉 예수는 신이면서 인간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그리스도교의 교리인데 실상은 이러한 조화에 대해서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신이면서 인간이라는 말은 그냥 짧게 말하고 지나갈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 말 안에 분명히 모순적인 요소가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그리스도인과 신학자는 유사 단성론, 즉 예수를 신이라고 보는 견해가 강한 요한복음을 토대로 예수를 이해했기 때문에 공관복음과 요한복음 사이의 충돌을 무시해왔다는 것이죠. 공관복음에 나타난 예수의 말과 행동을 요한복음에 나타난 예수의 모습을 기반으로 이해했다는 말입니다. 이런 면에서 역사적 예수 연구가 공헌한 바가 분명히 있습니다. 역사적 예수는 예수의 인간적인 측면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지나치게 요한복음의 관점으로 기울어졌던 예수 이해의 균형을 잡는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틸리히는 복음서, 특별히 요한복음이 사용하고 있는 상징이 인간 예수의 삶이라는 실체를 훼손하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상징은 이해를 위한 결정적인 틀의 역할을 했을 뿐 실체를 해치지는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 실체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색채 속에서 새로운 존재의 힘으로서 빛난다. 첫째,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으로 하나님과 그의 존재의 중심 사이의 파괴될 수 없는 통일성으로서, 둘째, 소외된 실존에서 오는 모든 공격에 맞서서 이런 통일성을 보존하는 그의 평온과 존엄으로서, 셋째, 실존적인 자기 파괴를 그 자신이 짊어지심으로 하나님의 사랑을 대표하고 실현하는 자기 포기적인 사랑으로서. 복음서에는 또한 이 문제에 있어서 서신들에는 그리스도로서 예수의 성서적인 모습 속에 나타나 있는 새로운 존재의 삼중적인 현현의 힘을 배격하고 있는 구절은 한 구절도 없다.” (214-215)

틸리히에 따르면, 성서에서 예수에 대한 이해는 서로 충돌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지만 이는 예수가 모순된 존재가 아니라 소외라는 인간의 실존 상황을 극복한 새로운 존재로서 그의 힘을 다양하게 보여 주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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