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러셀서양철학사 23

플라톤의 지식과 지각_러셀서양철학사18장

러셀 서양철학사 221-232 플라톤은 지식에 대해서 자신의 주장이 확고했다. 그에게 지식이란 변하지 않는 것이다. 변할 수 있는 것은 지식이라고 할 수 없다. 오늘이나 내일이나 10년 후나 100년 후에도 변하지 않는 사실을 지식이라고 여겼고 변할 수 있는 것은 지식의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다. 상황에 따라 사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은 지식이 아니다. 러셀은 이 장의 첫 문단에서 플라톤의 이론을 잘 설명하고 있다. 근대인들은 대부분 경험적 지식이 지각에 의존하거나 지각에서 유래한다는 사실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하지만 플라톤이나 다른 특정 학파에 속한 철학자들 사이에는 '지식'이라 부를 만한 지식은 감각에서 유래하지 않으며, 유일하게 진정한 지식은 개념과 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전혀 다른 학설이 존재..

[러셀철학수업] 플라톤의 우주론_중세 유럽인의 우주 교과서

플라톤의 '티마이오스'는 그의 우주론을 담고 있는 책이다. 러셀의 설명에 따르면 신플라톤주의가 유행하기 시작하던 때부터 중세까지 플라톤의 다른 대화편보다도 티마이오스의 영향력이 매우 컸다고 한다. 나도 미국에서 공부할 때 영어로 된 티마이오스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 본 적이 있다. 플라톤의 책 중 유명한 것은 대충 읽어 보았는데 그중에서도 영어로 읽어본 것은 이 책이 유일하다. 수업 시간 중 교재로 사용되었기 때문에 읽었는데, 아마도 플라톤의 다른 책보다 서양 사람들에게 깊은 영향을 준 책이기 때문에 교재로 선정되었던 것 같다. 러셀도 '티마이오스'는 철학으로서는 중요하지 않지만 영향력 측면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티마이오스에서 피타고라스 학파 출신의 천문학자인 티마이오스가 인간 창조에 이르기..

[러셀철학수업] 플라톤의 영혼 불멸설_소크라테스의 영혼 존재 증명 세 가지

"파이돈"에서 소크라테스는 영혼이 불멸한다는 것을 논리적으로 증명한다. 소크라테스의 논증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은 그 대립물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삶과 죽음은 서로 대립물이기 때문에 삶에서 죽음이 나오고 죽음에서 삶이 나온다고 추론할 수 있다. 둘째, 인간이 가진 선천적 지식은 영혼의 선재에 의해서 설명될 수 있다. 소크라테스가 예로 든 것은 '같음'이다. 우리는 세상에서 절대적인 같음을 경험할 수 없지만 이것의 의미를 알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이 세상에 태어나기 전 영혼의 세계에서 이와 같은 지식을 얻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소크라테스는 주장한다. 이런 측면에서 소크라테스는 모든 지식은 상기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즉 소크라테스는 사람들이 이미 진리가 무엇인지 알..

[러셀철학수업] 플라톤의 영혼 불멸설_영혼은 영원히 죽지 않는다

플라톤은 영혼 불멸을 주장한다. 플라톤이 주장한다고 해야 할지 아니면 그가 단순히 영혼 불멸 사상을 받아들였다고 해야 할지 모호하다. 왜냐하면 플라톤의 영혼 불멸설은 그가 단독으로 주장한 것이 아니라 대체로 "파이돈"이라는 책을 통해서 소크라테스의 이론을 소개한 것이기 때문이다. 조금 더 정확하게 말하면 영혼 불멸설은 소크라테스가 주장한 것이라고 할 수 있으면 플라톤은 소크라테스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영혼 불멸설을 언급할 때 주로 거론되는 철학자는 플라톤이다. 영혼 불멸설은 플라톤의 사상 가운데 하나로 인식하는 편이다. 따라서 이 부분도 플라톤의 영혼 불멸설이라고 하기는 했지만, 사실은 대부분 "파이돈"에 나온 소크라테스의 주장을 담고 있다. "파이돈"은 소크라테스의 마지막 순..

[러셀철학수업] 플라톤의 이데아 이론_이상적인 침대가 있다?

플라톤은 국가론에서 철학에 대한 문제를 다룹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국가가 제대로 유지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철학자가 왕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기 때문이죠. 플라톤은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철학자가 왕이 되거나 왕이 철학 정신을 갖출 때 비로소 우리 국가는 살아나 햇빛을 볼 수 있다네. (184) 플라톤은 어원에 따르면 철학자는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지만 단순히 지혜를 사랑하는 호기심만 강한 사람을 철학자라고 부를 수는 없다고 지적합니다. 따라서 플라톤은 철학자는 진리를 통찰함을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합니다. 철학자는 아름다운 사물도 사랑하지만 더불어서 아름다움 자체를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개별 사물의 경우에는 그 사물이 아름답다고 하더라도 동시에 아름답지 않은 부분도 가지고 있을 ..

[러셀철학수업] 플라톤의 이상향_이상한 이상향

러셀서양철학사(을지문화사, 2009) p.170-183 플라톤은 인류 역사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철학자라고 할 수 있다. 그 영향력 측면에서 보면 위대하고 존경해야 하는 철학자인 것 같은데 러셀은 플라톤을 전혀 그렇지 판단하지 않는 것 같다. 특별하게 나쁘게 보려고 한 것은 아닌 것 같다. 그저 사람들이 보통 가지고 있는 플라톤에 대한 존경심을 빼고 그냥 건조하게 그의 이론을 살펴보면 좋게 볼 수 없다고 여긴 것 같다. 나도 플라톤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었는데 러셀의 설명으로 플라톤의 이론을 들여다보니 문제가 많아 보이기는 한다. 플라톤은 국가론에서 이상 국가의 구조를 설명한다. 이상적인 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조건이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통치자가 철학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가장..

[러셀철학수업] 플라톤 사상의 근원

러셀서양철학사(을지문화사, 2009) p.166-169 인류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철학자는 누구일까? 아마도 많은 사람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사람이 바로 이 사람, 플라톤일 것이다. 플라톤의 제자이면서 동시에 플라톤에게 반대하는 듯한 주장을 펼친 아리스토텔레스의 영향력도 막강했지만 플라톤의 영향력이 더 큰 것으로 보는 것이 보편적이다. 러셀은 그 이유를 두 가지로 제시한다. 하나는 아리스토텔레스가 플라톤의 제자라는 점, 다른 하나는 중세 시기까지 유럽을 지배했던 그리스도교 사상이 플라톤의 영향을 더 많이 받았다는 점이다. 러셀에 따르면, 플라톤 철학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야 할 것은 다섯 가지다. 첫째, 이상향 이론이다. 유토피아에 대한 이야기는 여전히 많은 사람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둘째, 이데아 이..

[러셀철학수업] 스파르타의 영향

스파르타는 그리스 사상에 별로 영향을 끼치지 않은 것 같다. 스스로 고립되어 있다가 멸망했으니까. 하지만 러셀에 따르면, 실제로는 스파르타는 그리스 사상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감당했다고 한다. 스파르타는 플라톤에게 큰 영향을 미쳤고 이것만으로도 그리스 사상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판단해야 한다. 스파르타는 후대의 철학자들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는데 특별히 루소와 니체의 철학을 비롯한 국가사회주의 형성과 관련되어 있다. 이는 스파르타가 개인의 자유와 권리보다는 국가 중심의 법을 만들고 그것을 엄격하게 적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라코니아는 스파르타의 수도이며 펠로폰네소스 반도 남동부 지역을 가리킨다. 스파르타인들은 도리아족으로 북방에서 침입하여 라코니아를 정복하고 원주민을 모두 노예로 삼았..

[러셀철학수업] 소크라테스_얄밉기는 했을 듯

러셀서양철학사 p.138-152 러셀은 소크라테스가 역사가들이 매우 다루기 어려운 주제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그는 직접 저술을 한 것이 아니라 그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그에 대한 기록이 많이 남아 있기는 한데 그 기록이 온전히 믿을 수 있을지 없을지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우리는 소크라테스를 다루기 매우 어렵다. 만약에 그에 대한 기록이 모두 사실이라면 꽤 많이 안다고 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고 일종의 창작물이라고 한다면 아는 것이 별로 없다고 할 수도 있다. 그에 대한 기록이 모두 사실이라고 여기기도 어려운데 이유는 소크라테스에 대한 방대한 기록을 남긴 크세노폰과 플라톤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소크라테스에 대한 정확한 사실은 그리 많지 않다. 소크라테스는 기원적 469년..

[러셀철학수업] 프로타고라스와 소피스트들

어떤 일이든 그 사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멀리서 볼 때는 안 보이는 것들이 보인다. 러셀은 프로타고라스를 설명하면서 소피스트에 대해서도 소개한다. 소피스트는 워낙 악명이 높아서 만약에 "저 사람 말하는 것이 꼭 소피스트 같다"고 하면 말도 안 되는 궤변을 늘어놓는 사람을 뜻한다. 하지만 러셀의 설명을 살펴보니 소피스트가 그렇게 나쁜 사람들은 아니었던 것 같다. 소피스트들은 기원전 5세기 후반에 기존의 사상 체계에 대해 회의적인 자세를 취했다. 그리고 이러한 회의주의 운동의 중심에서 활약한 인물이 바로 프로타고라스다. 소피스트는 원래 나쁜 의미를 가진 단어가 아니었고 '교수'나 '교사'라는 말과 거의 비슷한 뜻으로 쓰인 단어이다. 이들은 지식을 가르치는 사람들이었는데 이들도 당연히 수입이 있어야 했기 때문..

[러셀철학수업] 데모크리토스

러셀은 원자론의 창시자로 레우키포스와 데모크리토스 두 사람을 거명한다. 하지만 원자론 하면, 데모크리토스다. 레우키포스는 매우 생소한 이름이다. 레우키포스는 기원전 440년경에 활동했다고 하며 밀레토스 출신이라고 전해진다. 그러나 레우키포스의 존재를 거부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그가 정말 실존했던 인물인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그가 신화 속 인물이었다면 그가 남긴 말이 이렇게 많이 남았을 리 없다고 반론을 펼치면서 실재로 있었던 사람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역시 대표적인 원자론자는 데모크리토스다. 트라키아의 압데라 출신인 데모크리토스는 기원전 420년경에 가장 활발하게 활동했을 것으로 추측한다. 데모크리토스는 소크라테스와 같은 시대에 살았다. 그의 철학 사상 중 일부는 가장 유명한 소피스트였던..

[러셀철학수업] 아낙사고라스

러셀서양철학사 p.110-113 (을유문화사, 2009년) 아낙사고라스는 그리 유명한 철학자는 아니다. 기원전 500년경 이오니아에서 태어난 아낙사고라스는 대략 기원전 462년부터 432년까지 약 30년간 아테네에서 살면서 철학을 소개했다. 아마도 그는 페리클레스의 초청을 받아서 아테네에서 살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아낙사고라스는 과학에 관심이 많았으며 그의 중요한 업적은 첫째 아테네 사람들에게 철학을 소개했다는 것이고 둘째 물리적 변화의 제일 원인이 정신이라고 주장한 점이다. 아낙사고라스가 아테네에 살다가 이오니아로 돌아가게 된 것은 페리클레스의 정치적 반대자들이 페리클레스뿐만이 아니라 그가 초청한 아낙사고라스와 같은 인물들에게까지 적개심을 품고 그들을 공격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종교의식을 ..

[러셀철학수업] 아테네의 문화

아테네는 페르시아와 치른 두 차례의 전쟁에 승리를 한 이후부터 대번영의 시기를 맞는다. 기원전 490년에는 페르시아의 다리우스 왕과 전쟁을 벌여 승리했고 기원전 480-479년에는 다리우스 왕의 아들인 크세르크세스에 대항해 승리를 거두면서 아테네는 번영의 길로 들어섰다. 이러한 격변 속에서 아테네와 경쟁 관계에 있었던 스파르타는 자신들의 영토를 지키는 데에만 관심을 기울였기 때문에 대 페르시아 동맹을 결성할 때 아테네는 그리스를 이끄는 위치를 차지할 수 있었다. 아테네의 번영은 페리클레스의 영도 아래 절정에 달했다. 기원전 460년경부터 430년경까지 약 30년 동안 페리클레스는 시민들의 선거의 결과에 의해 아테네를 다스릴 수 있었다. 그리스의 비극이 유명한데, 이 당시에 활동했던 작가로는 아이스클로스,..

[러셀철학수업] 엠페도클레스의 4원소론

옛날에는 이상한 사람이 많이 살았던 것 같다. 엠페도클레스도 그런 이상한 사람이었던 것 같은데 철학자이면서 과학자이었고 동시에 예언자이기도 했고 스스로를 신이라고 여기기도 했으니 교주 역할을 하고 싶었던 같기도 하다. 엠페도클레스는 기원전 490년경에서 태어나서 430년경까지 살았고 파르메니데스와 같은 시대에 살았지만 그보다 나이는 더 어렸다. 엠페도클레스는 민주주의를 지지한 정치가였는데 민주정치 진영과 참주정치 진영 간의 싸움에 밀려서 결국 국외로 추방되었다. 젊은 시절에는 오르페우스교에 심취했던 것 같고 추방 이전에는 정치와 학문을 결합하는 데 관심을 두었으며 국외로 추방된 이후에는 예언자로 살았다고 한다. 러셀은 다음과 같은 말을 전한다. 그는 바람의 방향을 조정하는 능력이 있었다고 하며, 30일간..

[러셀철학수업] 파르메니데스

파르메니데스는 유명하다고 해야 할까, 유명하지 않다고 해야 할까? 좀 헷갈린다. 나는 파르메니데스라는 이름에 익숙하다. 2000년 동안 주로 형이상학적 철학을 발전시킨 서양 철학의 아버지 격이라고 해야 할까? 플라톤 이전에 누가 있었느냐라고 물어본다면, 피타고라스보다는 파르메니데스가 더 많이 언급될 것이다. 피타고라스는 수학 공식이 있기 때문에 유명하기는 하지만 철학 쪽에서는 그리 언급되는 인물은 아니다. 파르메니데스는 헤라클레이토스의 반대편에 있는 철학자이다. 헤라클레이토스는 모든 것은 변한다고 주장하고 파르메니데스는 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주장한다. 파르메니데스는 기원전 5세기 전반기에 활동했던 철학자이다. 러셀은 파르메니데스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플라톤에 따르면, 소크라테스는 젊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