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러셀서양철학사

[러셀철학수업] 플라톤의 영혼 불멸설_영혼은 영원히 죽지 않는다

설왕은31 2023. 11. 9.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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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은 영혼 불멸을 주장한다. 플라톤이 주장한다고 해야 할지 아니면 그가 단순히 영혼 불멸 사상을 받아들였다고 해야 할지 모호하다. 왜냐하면 플라톤의 영혼 불멸설은 그가 단독으로 주장한 것이 아니라 대체로 "파이돈"이라는 책을 통해서 소크라테스의 이론을 소개한 것이기 때문이다. 조금 더 정확하게 말하면 영혼 불멸설은 소크라테스가 주장한 것이라고 할 수 있으면 플라톤은 소크라테스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영혼 불멸설을 언급할 때 주로 거론되는 철학자는 플라톤이다. 영혼 불멸설은 플라톤의 사상 가운데 하나로 인식하는 편이다. 따라서 이 부분도 플라톤의 영혼 불멸설이라고 하기는 했지만, 사실은 대부분 "파이돈"에 나온 소크라테스의 주장을 담고 있다. 


"파이돈"은 소크라테스의 마지막 순간, 즉 독배를 마시기 전부터 마신 다음 의식을 잃기 바로 전까지 그가 한 대화를 담고 있다. 영혼 불멸설과 관련해서 "파이돈"을 주목하는 이유는 "파이돈"에서 영혼 불멸설을 주장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소크라테스는 영혼 불멸설을 믿는 사람으로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을 직접 보여 주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파이돈”에 따르면 소크라테스가 독배를 마시기 전에 사슬이 풀린 상태에서 자유롭게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었다고 한다. 비통해하는 아내를 멀리 보낸 이후 소크라테스는 죽음을 코 앞에 둔 상황에서도 철학적 대화를 이어갔다. 

 

“소크라테스는 철학 정신을 갖춘 사람이라면 누구나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반대로 죽음을 환영할 테지만,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는 까닭은 법에 어긋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대화를 시작한다. 벗들은 자살이 왜 법에 어긋나는지 묻고, 오르페우스교의 교리에 따른 소크라테스의 대답은 그리스도교가 할 법한 말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202)

 

 

 


여기서도 알 수 있듯이 소크라테스는 죽음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죽음을 두려워할 일이 아니라 오히려 반가워해야 할 일이지만 사람이 일부러 그 좋은 사후 세계에 가지 말아야 할 이유는 신이 금지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소크라테스는 인간에 영혼이 있고 그 영혼이 영원히 살 수 있는 신과 같은 존재라는 사실을 확고히 믿었던 것 같은데 그런 믿음을 가질 수 있었던 첫 번째 이유는 오르페우스교라는 종교 때문이었다. 소크라테스는 오르페우스교가 내세우는 교리를 받아들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소크라테스에게 죽음이란 영혼과 육체가 분리되는 현상에 불과하고 그로 인해서 영혼은 이 세상보다 더 좋은 세상으로 가게 된다. 오르페우스교도는 자신을 땅과 하늘의 자식이라고 선언했는데 육체는 땅에서 나오고 영혼은 하늘에서 나온다고 믿었다. 


소크라테스는 인간의 본질은 영혼이라고 여겼으므로 지혜로운 사람이라면 당연히 영혼을 가꾸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철학자라고 해서 일상생활에서 누릴 수 있는 모든 쾌락을 다 삼가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아니고 쾌락의 노예가 되지 말라고 주장했다. 소크라테스는 먹고 마시는 것에 집착해서도 안 되지만 단식과 같은 금욕을 실천할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포도주와 같은 술이 좋은 것도 아니고 나쁜 것도 아니지만 술을 마셔서 쾌락을 얻고자 하는 태도에 대해서는 비판했다. 

 

“육체는 지식을 얻는 과정에서 방해물이 되며 시각과 청각은 정확한 증거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말을 듣게 된다. 참 존재는, 적어도 영혼에 드러난다면, 감각이 아닌 사유 속에 드러나는 법이다… 이 학설은 역사와 지리를 비롯하여 경험을 통해 얻은 지식을 전부 거부한다.” (204)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은 인간의 경험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일단 이 세상은 참된 세상이 아니기 때문에 감각을 통해서 얻어낸 지식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별다른 가치를 지니지 못한다. 그것은 실재계에 대한 정보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참된 세상에 대한 지식을 얻기 위해서는 청각이나 시각과 같은 감각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생각을 해야 한다.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은 사유만이 실재계에 이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요새처럼 과학적인 지식을 중요하게 여기는 시대와는 동떨어진 주장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인간의 육체, 그리고 육체가 감지해 내는 감각 정보는 또 다른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다. 바로 인간을 쾌락 상태에 빠지게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은 인간의 육체는 이중으로 악하다고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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