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러셀서양철학사

[러셀철학수업] 아낙사고라스

설왕은31 2023. 6. 18.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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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셀서양철학사 p.110-113 (을유문화사, 2009년)

 

아낙사고라스는 그리 유명한 철학자는 아니다. 기원전 500년경 이오니아에서 태어난 아낙사고라스는 대략 기원전 462년부터 432년까지 약 30년간 아테네에서 살면서 철학을 소개했다. 아마도 그는 페리클레스의 초청을 받아서 아테네에서 살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아낙사고라스는 과학에 관심이 많았으며 그의 중요한 업적은 첫째 아테네 사람들에게 철학을 소개했다는 것이고 둘째 물리적 변화의 제일 원인이 정신이라고 주장한 점이다. 

 

 

아낙사고라스가 아테네에 살다가 이오니아로 돌아가게 된 것은 페리클레스의 정치적 반대자들이 페리클레스뿐만이 아니라 그가 초청한 아낙사고라스와 같은 인물들에게까지 적개심을 품고 그들을 공격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종교의식을 소홀하게 여기거나 천체에 대한 이론을 가르치는 사람을 기소하기도 했다. 태양은 뜨겁고 붉은 돌덩어리이며 달은 땅이라고 가르친 사람들도 기소를 당하기도 했다. 아낙사고라스도 이와 같은 공격을 견디다 못해 이오니아로 돌아간 것으로 짐작된다. 

 

아낙사고라스는 무한히 나누어져서 결국 가장 작은 조각으로 남게 된 물질이라도 네 원소를 모두 포함한다고 주장한다. 즉 불이라고 하더라도 다른 세 가지 원소 물, 흙, 공기를 포함하고 있으며 불 원소의 양이 가장 많기 때문에 불로 보인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는 선대 철학자들과 달리 정신이 생물의 일부로 들어가 죽은 물질과 구별시켜주는 실체라 생각했다. 그는 모든 것에는 정신을 제외한 모든 원소의 일부가 들어가 있으며 어떤 것에는 정신도 들어있다고 말한다. 정신은 살아 있는 모든 것을 지배하는 힘으로서 무한하고 자기 조절 능력이 있으며, 어떤 것과도 혼합되지 않는다. 정신에 대해서는 예외지만, 만물은 아무리 작더라도 뜨거우면서 차가운 것, 하야면서 검은 것처럼 대립하는 모든 것의 일부를 포함한다. 그는 눈은 하얗지만 눈의 일부는 검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111-112)

 

아낙사고라스는 동물이나 인간 모두에게 정신이 깃들어 있다고 주장한다. 인간이 동물보다 우월해 보이지만 그것은 정신의 차이가 아니라 신체의 차이에서 기인하 것으로 보았다. 특별히 인간이 손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동물보다 더 나은 지능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아낙사고라스는 윤리나 종교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고 과학자적인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운동의 기원은 정신이라고 주장했지만 그 정신이 어떻게 인간의 윤리나 종교에 영향을 미치는지 깊이 있는 사색을 수행하지 않았다. 그는 철학자라기보다는 합리주의적 과학자로 불리는 것이 더 적합할지도 모르겠다. 그는 달이 스스로 빛을 내는 것이 아니라 반사광으로 빛을 발한다는 사실을 알아냈으며 일식을 정확하게 예측했고 달이 태양보다 더 아래쪽에 있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나는 그가 이런 사실을 알아냈다는 것보다 어떻게 알아냈는지 더 궁금하다. 

 

아낙사고라스와 같은 철학자가 별로 조명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소크라테스와 플라톤과 같은 철학자에게 많은 영향을 주기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은 과학적인 호기심보다는 윤리나 종교에 더 관심이 많았고 그래서 신비주의적인 경향까지 띠게 되었는데 그래서 아낙사고라스보다는 피타고라스의 영향을 더 많이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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