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폴 틸리히 "새로운 존재"
새로운 존재는 폴 틸리히의 설교집입니다. 틸리히는 신학자이지만 꽤 많은 설교를 한 것 같습니다. 그의 설교집은 이 책 외에도 흔들리는 터전과 다른 책 한 권이 더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새로운 존재"는 모두 24개의 설교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다른 설교집보다 이 설교집이 훨씬 많이 팔리기도 했고 유명하기도 한 것 같은데 이유는 틸리히가 가장 강조했던 주제를 담고 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틸리히는 기독교의 핵심을 "예수 안에 나타난 새로운 존재로서 그리스도"라고 주장합니다. 이것을 더 쉽게 나누어서 말하면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기독교의 핵심입니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는 새로운 존재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나타난 것은 바로 새로운 존재가 탄생한 것입니다.
책은 크게 세 개의 큰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1부: 사랑으로서의 새로운 존재
2부: 자유로서의 새로운 존재
3부: 실현으로서의 새로운 존재
이렇게 나눈 것은 좀 억지스러운 면이 있습니다. 1부에서는 8개, 2부에서는 11개, 3부에서는 5개의 설교를 담고 있습니다. 각각의 주제에 정확히 부합하는지 좀 애매한 면이 있습니다.
제가 봤을 때는 가장 중요한 설교는 첫 번째 설교인 "많이 용서받은 자"와 두 번째 설교인 "새로운 존재"입니다. 두 번째 설교에서 틸리히는 새로운 존재의 세 가지 특징을 설명합니다. 그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화해로서의 새로운 존재
2. 재결합으로서의 새로운 존재
3. 부활로서의 새로운 존재
첫 번째 화해로서의 새로운 존재에서 용서가 중요한 주제입니다. 새로운 존재가 되기 위해서는 하나님께 받아들여졌음을 받아들여야 하는데 이것이 바로 용서입니다. 그래서 첫 번째 설교가 중요합니다. "많이 용서받은 자"라는 설교에서 틸리히는 하나님의 용서에 대해 설명합니다.
"만약 누군가 나에게 우리 시대를 향한 기독교의 메시지를 두 단어로 요약해 달라고 요청한다면, 나는 바울의 말을 빌려 그것은 '새로운 창조'에 대한 메시지라고 말하겠습니다. 우리는 바울이 고린도후서에서 새로운 창조에 대해 했던 말들을 읽어 왔습니다. 그의 문장들 중 하나를 정확한 번역으로 반복해 보겠습니다. '만약 누군가 그리스도와 결합되어 있다면 그는 새로운 존재입니다. 낡은 상태는 사라졌고 새로운 상태가 존재합니다.'" (32-33)
틸리히는 기독교를 의식이나 도덕이라고 주장하지 않습니다. 기독교는 새로운 창조이고 새로운 존재의 출현을 의미합니다. 어떤 종교적인 의식을 지키거나 도덕적인 규율을 따르는 것이 아닙니다. 기독교는 새로운 존재의 탄생을 알리고 그 존재와 결합하여 새로운 창조에 참여하라는 메시지입니다.
물론, 그리스도와 어떤 식으로 결합되어야 하는지 그 부분에 대해서는 좀 더 진지하게 살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도 틸리히의 핵심 주장은 알겠는데 그 방법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더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어떤 설교는 길고, 어떤 설교는 짧습니다. 새로운 생각이나 독특한 시선은 많으나 설교로서 잘 짜여 있다는 느낌은 좀 부족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그의 신학적 사상을 실천적인 용어로 잘 풀어냈다는 점에서 틸리히의 설교집은 반복해서 읽을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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