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리히 신학

신학과 철학의 관계_틸리히 신학

설왕은31 2019. 11. 12.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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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리히, 조직신학 I, II 조직신학의 본질 (p. 43~53)

 

 

신학과 철학의 관계에 대해서 틸리히가 말하는 구분은 크게 말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철학: 존재의 구조를 다룬다.

신학: 우리의 존재 의미를 다룬다.

 

틸리히는 철학과 신학과 차이점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나누어서 말합니다. 

 

1. 철학자는 철학의 대상과 떨어져 객관성을 유지하는 데 노력하나, 신학자는 신학의 대상에 참여합니다. 

 

틸리히는 이런 점에서 볼 때 철학자는 과학자와 비슷하며 과학자에게 의존하며 어떨 때는 과학자보다 더 과학자 같은 모습을 가진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신학자는 철학자와 달리 신학의 대상에게 떨어져서 초연한 자세를 취할 수가 없습니다. 틸리히는 거듭해서 신학자는 과학자나 철학자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다고 주장합니다. 

 

2. 철학자는 실재의 전체 구조를 파악하려고 노력하지만, 신학자는 궁극의 관심 대상에게 집중합니다.

 

철학자는 보편적인 로고스에 집중하지만 신학자는 육신이 된 로고스에 집중합니다. 신학자는 보편적인 로고스에게도 관심이 있지만 구체적인 로고스를 바라봅니다. 구체적인 로고스는 신앙을 가진 자가 참여함으로써 받아들일 수 있는 로고스입니다. 

 

3. 같은 대상에 대하여 말하더라도 철학자는 인과성에 주목하지만 신학자는 '새로운 존재'의 요청과 연관 지어 말합니다. 

 

철학자는 어떤 것에 대하여 말할 때 역사적으로 생물학적으로 말하지만 신학자는 현재의 상태가 아닌 구원에 대해 염두에 두며 대상에 대해 언급합니다. 신학자는 구원에 관심을 가지고 말합니다. 인과성을 말하더라도 제일 원인, 즉 하나님과 연관 지어서 말하기 때문에 구원이나 미래에 이루어질 어떤 상태에 대해 말하게 됩니다. 

 

틸리히는 신학과 철학이 공통근거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갈등이나 통합의 여지가 아예 없다고 단언합니다. 만약에 신학자와 철학자가 다툰다면 그것은 신학자가 신학자가 아닌 철학자로서 철학자끼리의 다툼이거나 혹은 철학자가 신학의 영역에 침투해 신학자끼리의 다툼이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틸리히는 "기독교 철학"이라는 말을 거부합니다. 

 

 

 

* 내가 덧붙이는 글

 

틸리히의 주장에 동의합니다. 제가 신학자로 남으려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철학자는 인간의 실존 상황을 구체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그저 보편적인 진리를 추구하고 그것에 대해서 말합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철학자도 있지만요. 그런 철학자를 틸리히는 숨겨진 신학자라고 말합니다. 궁극적인 대상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그 대상에게 참여하고 삶의 변화를 일으키는 것에 대해 관심을 갖고 현재의 모습뿐만 아니라 미래의 모습에도 관심을 가지는 역할을 담당하는 사람은 신학자입니다. 물론 틸리히가 말하는 신학은 기독교 신학입니다. 그러나 기독교 신학은 늘 기독교 신학이 되어야지 기독교 철학이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신학자는 신학의 대상, 특별히 육신이 된 로고스, 몸이 된 보편성을 받아들입니다. 신학의 대상은 곧 신앙의 대상이기도 합니다. 궁극의 관심 대상으로부터 멀어진 신학은 더 이상 신학이 아니라 철학에 가깝습니다. 그러나 나와 우리 이웃들을 구원할 수 없는 학문에 저는 별다른 관심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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