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왕은 박사의 신학 수업
* 교재: 다니엘 밀리오리의 "기독교 조직신학 개론"
6. 하나님의 섭리와 악의 신비
6.4. 최근의 신정론 (p. 233-238)
- 항의의 신정론
- 과정신학 신정론
- 인격형성의 신정론
- 해방신학 신정론
밀리오리는 최근에 제시된 네 가지 신정론을 설명합니다. 하나님은 전능하고 선하다는 전제에 의문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신정론을 구성할 수 있습니다. 즉 이 전제를 거부해 보는 것입니다.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하나는 하나님은 선하지 않다, 다른 하나는 하나님은 전능하지 않다입니다. 밀리오리가 제시하는 첫 번째 신정론은 항의의 신정론 protest theodicy입니다. 항의의 신정론은 하나님은 선하다는 전제는 받아들이지만 그렇지 않아 보이는 상황에 대하여 하나님께 적극적으로 항의하는 신정론입니다. 하나님이 선하다는 전제를 받아들이기에는 역사 속에서 벌어진 비극과 부조리가 너무 많거든요. 왜 하나님은 불의에 대하여 심판을 내리지 않으시는 걸까요? 왜 하나님은 슬픈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방치하시는 걸까요?
우리는 하나님의 침묵과 잠잠하심에 대해 항의해야 하며, 그분이 언약의 약속을 잊었더라도 그것을 상기시켜드려야 한다. 신앙이 직면하는 실재로 인해 이 신앙은 '하나님을 시험하며 하나님께 항의함으로써 하나님을 위한다.' (234)
두 번째는 과정신학 신정론입니다. 이 신정론은 하나님의 전능하심에 대하여 의문을 제기합니다. 항의의 신정론은 하나님의 선하심 자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데, 과정신학 신정론은 하나님의 전능하심 자체를 거부합니다. 하나님은 전능하지 않다는 것인데요. 밀리오리는 과정신학자들이 "하나님의 전능을 철저하게 제한함으로써 해답을 찾는다"라고 주장합니다. 과정신학의 하나님은 힘이 아예 없거나 힘이 있더라도 쓰지 않는 하나님입니다. 힘이 있더라도 쓰지 않는다면 힘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대신 하나님은 설득을 합니다. 설득은 상대방을 힘으로 조종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를 존중하면서 선한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방법입니다.
하나님은 무로부터 창조하지 않는다. 그분은 플라톤의 데미우르고스 장인처럼 반항적인 물질을 최선을 다해 설득한다. 세상에는 다수의 존재자가 있으며, 모든 존재자는 나름대로 어느 정도의 자유와 힘을 지닌다. 하나님은 권력을 독점하지 않으며 결코 그런 적도 없다. 그러므로 하나님께는 할 수 없는 일들이 존재한다. (235)
과정신학의 하나님은 할 수 없는 일이 존재합니다. 즉 하나님은 전능하지 않습니다. 과정신학의 신정론이 가진 장점은 세상에 일어나는 악에 대하여 하나님이 책임을 질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과정신학의 하나님은 악을 막을 힘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각각의 존재들이 가지고 있는 자유를 존중하기 때문에 억지로 그들을 힘으로 제압하지 않습니다. 힘이 없어서 그럴 수도 있고 의지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데도 하나님을 비난할 수 없는 이유는 하나님은 있는 힘껏 설득하는 분으로 믿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밀리오리는 과정신학의 신정론을 성경의 증언과는 가장 동떨어진 이론이라고 비판합니다. 형이상학적 원리에 따라서 하나님이 행동한다는 점, 그리고 무에서 창조되었다는 교리를 부정한다는 점, 그리고 악에 대해 최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점에서 과정신학의 신정론은 성경과 거리가 있습니다.
세 번째 신정론은 '인격 형성의 신정론'person-making theodicy입니다. 이 이론은 이 세상에서 발생하는 악이 인격 형성에 도움을 준다는 이론입니다. 선과 악의 기로에서 선을 선택해야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을 발현하며 성장할 수 있기 때문에 악은 성장의 조건이 된다는 주장입니다. 인간이 자신의 자유로 하나님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하나님만이 선택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악도 있어야 한다는 말인데요. 이 이론은 과정신학과는 달리 하나님의 전능을 제한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신정론의 문제는 악을 제거할 필요성이 사라진다는 데 있습니다. 이 이론에 따르면 악과 고통은 항상 이 세상에 존재해야 합니다. 그래야 인간은 그것을 발판으로 성장할 수 있을 테니까요. 또 다른 문제는 어떤 악은 인간의 인격적 성장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경우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희생자들을 삼켜버리려고 위협하는 거대한 고통과 악의 사건이 존재함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런 사건은 모든 형태의 고통이 영적 발전을 위한 기회가 된다는 주장을 지지하지 않는 듯 보인다. (237)
마지막 네 번째는 해방신학의 신정론입니다. 해방신학은 신정론을 다룰 수밖에 없는데, 그 이유는 해방신학은 가난한 자와 소외받는 자가 고통당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하나님이 이들을 위해서 일하신다고 주장하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해방신학자 제임스 콘은 하나님의 전능과 선하심 중 어느 하나도 감소시키는 것에 대해 거부합니다. 해방신학은 형이상학적 문제에서 아예 벗어납니다. 하나님의 선하심과 전능하심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에 관심을 가지지 않고 악에 대해 저항하고 일어나서 싸울 때 하나님께서 도운다는 사실을 강조합니다.
콘은 성경 전통이 인간으로 하여금 고통에 대해 경건하게 순응하기보다 고통에 맞서는 하나님의 투쟁에 용감하게 참여하도록 부른다고 해석한다... 하나님은 '힘이 없는 자들에게 힘을 주셔서, 예수의 십자가와 부활 안에서 우리의 것이 된 자유를 위해 바로 지금 여기서 투쟁하도록 하신다.' (238)
네 가지 이론 모두 장점도 있도 단점도 있습니다. 어느 이론도 아주 우세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물론 밀리오리는 세 번째 인격 형성의 신정론을 강조하기는 하지만요. 전통적인 신정론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악의 문제를 완전히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는 전제를 기본으로 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그러면서 악의 문제를 이해하려고 노력할 수도 있고 악을 통해서 성장하려고 시도해 볼 수도 있고 악을 제거하려는 투쟁에 합류할 수도 있습니다. 이게 최선일 것 같습니다.
📚책을 소개합니다 📚
❤️ 예수의 비유로 풀어 본 사랑 이야기 "사랑해설"(설왕은 지음)
http://aladin.kr/p/0L760
🛐 예수님이 가르쳐 준 기도, 제대로 알고 합시다 "주기도문으로 응답하라" (설왕은 지음)
http://aladin.kr/p/RMi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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