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 폴 틸리히: 그리스도론

[틸리히조직신학3_203-205] 54. 그리스도가 보여준 유한성의 표지들

설왕은31 2022. 1. 18.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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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리히는 예수가 유한성을 가지고 있었고 성서가 그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죽음의 위협에 처했을 때 예수는 영웅과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예수가 경험한 불안이 성서에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는 다른 모든 사람들처럼 존재에 대하여 비존재가 승리할지도 모른다는 위협을 경험했고 불안과 절망을 보여 주었습니다. 그는 수많은 어려움을 당했고 그것을 태연하게 이겨낼 수 있는 능력이 없었습니다. 이겨내기는 했지만 아슬아슬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는 정말 인간이었습니다. 가룟 유다가 배신할 때 그는 그 사실을 미리 감지했기 때문에 아무렇지도 않았을까요?그랬다면 예수를 인간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예수는 가룟 유다가 태어나지 않았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의연함과는 거리가 멉니다. 그 모든 아플 것 같은 순간에 그가 하나님의 아들이어서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그는 우리와 같은 인간으로서 그 모든 일을 경험했습니다.  

 

그는 대중들의 비참함이나 그에게로 되돌아오는 사람들의 비참함에 의해서 깊이 영향을 받았다.비록 그가 그들에게서 배척되었을지라도 그는 그들을 받아들였다. 그는 모든 유한한 인격의 자기 관계성에서 오는 긴장들을 경험했고, 다른 사람의 중심을 꿰뚫어 볼 수 없음을 드러냈다. (204)

 

틸리히는 예수가 가진 유한성 때문에 오류에 빠질 위험성이 있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런 오류를 보여줬다고도 지적합니다. 인간이 유한하기 때문에 오류를 저지를 수 있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그런데 예수가 진리이다라고 표현하는 것은 예수 안에 있는 새로운 존재가 소외라는 인간 실존 상태를 극복했다는 의미에서 그런 것이지 오류가 없는 인간이었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죠. 인간이 가지고 있는 한계로 인한 오류를 범하거나 실수를 저지를 수 있었다는 말입니다.

 

오류는 그의 고대적인 우주 개념, 사람들에 대한 그의 판단, 역사적인 순간에 대한 그의 해석, 그의 종말론적인 상상 등에서 명백하게 나타나 있다. (204)

 

예수는 하나님의 아들이었기 때문에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우주에 대한 지식보다 더 나은 지식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하기도 하지만 틸리히는 그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그뿐만이 아니라 예수는 사람을 잘못 보기도 하고 역사적인 사건에 대한 해석에 대해서도 한계를 보여 주며 종말론적인 상상에서도 오류를 드러냈다고 지적합니다. 틸리히도 예수에 대한 신앙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데 왜 이렇게 예수의 흠, 달리 말하면 인간으로서 가진 유한성에 대해서 강조하면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일까요?

 

유한성은 다른 것들과 나란히 있는 '한' 요소이다. 하지만 이것은 그에게 감추어져 있는 전능, 전지, 편재, 영원성을 귀속시키고 있는 사람들과 맞서서 강조되어야만 한다. 그와 같은 사람들은 그의 유한성의 심각성을 제거해 버렸고, 그와 더불어서 실존에 대한 그의 참여의 실재성을 제거해 버렸다. (205)

 

그 이유는 예수도 다른 인간과 똑같이 유한성을 가진 채로 실존 상태에 있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입니다. 심각한 유한성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예수도 다른 사람과 똑같이 소외 상태에 놓이게 되었지만, 결국 그것을 극복했다는 것을 주장하기 위해서 틸리히는 예수의 유한성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힘주어서 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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