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 폴 틸리히: 그리스도론

[틸리히조직신학3_244-253] 65. 부활과 관련된 상징들

설왕은31 2022. 4. 25.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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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의 삶은 크게 두 가지의 상징으로 대표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십자가이고 다른 하나는 부활입니다. 여기에서 틸리히는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과 일맥상통하고 있는 상징들을 살펴봅니다. 십자가의 상징이 예수의 선재와 관련되어 있다면 부활은 예수의 후재와 관련이 있습니다. 선재라는 말은 종종 들어본 말인데 후재라는 말은 낯선 단어이네요. 후재는 예수가 십자가에서 죽임을 당한 이후에도 부활과 승천을 통해 여전히 세상에 존재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사실 선재는 십자가뿐만 아니라 예수의 부활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예수가 부활하고 후재할 수 있었던 것도 예수가 선재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의 부활이라는 상징과 관련된 사건은 예수가 행한 수없이 많은 기적이죠. 부활이 삶과 죽음이라는 세상의 법칙에 벗어난 사건이었기 때문에 그와 비슷한 영광스러운 사건으로 기적을 들 수 있습니다. 부활과 예수가 행한 기적 모두 신기하고 신비스러운 사건입니다. 그런데 틸리히는 거기에 초점을 맞추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합니다. 부활의 의미를 고찰해 보는 것과 마찬가지로 예수가 행한 기적도 단순히 예수를 인간 이상의 존재가 행하는 신기한 일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그 의미를 파악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기적의 의미는 소외라는 인간 실존에 대한 극복과 승리를 의미합니다. 

 

하나님의 현존과 능력은 사건들의 일상적인 과정에 대한 초자연적인 개입 속에서 탐구되어서는 안 되고 실재의 피조된 구조들 안에서 그리고 이 구조들을 통해서 실존적인 소외의 자기 파괴적인 결과들을 극복하려는 새로운 존재의 힘 속에서 탐구되어야만 한다. (247)

 

부활이 인간 실존을 극복한 것을 상징하고 있는 것처럼 기적도 그런 의미로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틸리히는 "새로운 존재의 구원하는 힘은 무엇보다도 노예로 만드는 악의 구조들을 극복하는 힘"이라고 말합니다. 틸리히는 그리스도의 승천, 하나님 오른편에 앉아 계신 그리스도, 그리스도의 천년 왕국, 재림, 심판자로 오시는 예수와 같은 상징들의 의미에 대해서 설명합니다. 그중에서 재림의 상징이 의미하는 바를 두 가지를 제시하고 있는데 한번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틸리히에 따르면 재림의 상징이 의미하고 있는 바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예수가 그리스도이기 때문에 예수를 능가하는 다른 존재를 기다리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입니다. 둘째, 재림은 예수가 왔는데도 세상은 별다른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것에 대한 설명입니다.

 

그리스도 재림의 상징은 기독교인을 영원히 시간 안으로 꿰뚫고 들어온 시간들인 두 카이로스 사이의 시대에 곧 '이미'와 '아직 아님' 사이의 시대에 위치시키고 그를 개인적인 또는 역사적인 실존 속에서 이런 상황의 무한한 긴장들에 종속시킴으로써 부활을 확증해 준다. (251)

 

예수의 상징들이 무시된 것은 상징이 주는 의미를 파악하지 않고 상징을 단순히 문자로 읽었기 때문이었다고 틸리히는 지적합니다. 부활을 단순한 문자로 읽는다면 예수는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신기한 존재이며 그래서 신이라고 부를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이해는 너무 피상적입니다. 그런 식의 이해라면 보통 사람의 능력을 훨씬 상회하는 능력을 보이는 사람은 그 누구라도 신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슈퍼맨과 같은 외계인이 나타난다면 우리는 그를 신이라고 불러야 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슈퍼맨은 그냥 대단한 능력을 지닌 외계인일 뿐입니다. 틸리히는 상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상징의 의미에 집중하고 상징의 힘을 재확립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십자가와 부활을 사건이면서 동시에 상징으로서 그 의미를 탐구하고 상징이 주는 힘을 받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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