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정신학을 왜 공부해야 할까요? 공부 안 해도 큰일이 나지는 않습니다. 과정신학도 그냥 한 가지의 신학일 뿐입니다. 그러나 과정신학이 20세기 신학에 기여한 바가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도 과정신학의 관점과 독특한 주장은 아마 계속 거론이 될 것입니다. 누군가가 과정신학의 관점과 비슷한 관점을 취한다면 그 사람이 과정신학자나 혹은 과정신학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과정신학의 관점이었다는 것을 아는 것은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자신의 생각과 비슷한 생각을 이미 과정신학자들이 많이 해 놓았으니까요.
과정신학이 기여한 바는 크게 세 가지 정도로 볼 수 있습니다.
첫째, 하나님의 전능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둘째, 이원론을 다시 꺼내 들었습니다.
셋째, 자유의 중요성을 부각했습니다.
이러한 특징을 잘 모아서 설명해 놓은 책이 한 권 있습니다. 찰스 하트숀 Charles Hartshorne 이 쓴 "하나님은 어떤 분이신가"입니다. 그 안에 있는 내용은 제가 지금 보면 동의하지 못하는 부분도 많이 있지만 이 책은 과정신학의 업적을 모아 놓은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 가지 주제에 대해서 잠시만 살펴볼까요?
먼저, 하나님의 전능성에 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하나님의 전능성은 하나님은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것 자체에 큰 문제는 없습니다. 광활한 우주 속에 태양계가 있고 또 그 태양계 안에 지구가 있고 지구에는 사람이 살고 있죠. 그리고 우리가 관찰하고 연구한 바에 따르면 지구 근처에 인간이 살만한 행성은 없습니다. 적어도 몇 광년은 가야 지구와 비슷한 환경의 행성이 있지요. 그것만 생각해 봐도 우리 자신이 살아가고 있다는 것은 기적입니다. 자연스럽게 일어나기 어렵습니다. 누군가 거대하고 위대한 일을 한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 일을 할 정도로 능력이 있다면 전능하다는 표현이 어울릴 것입니다. 하나님이 전능하다는 것은 문제가 없는데요. 또 하나의 전제와 충돌합니다. "하나님은 사랑이시다."라는 전제 말이죠. 하나님은 우리를 사랑하는데 왜 그의 전능으로 고통과 악을 막지 않는 걸까요? 심각한 모순이 발생합니다. 그래서 과정신학은 전능의 개념을 다시 생각합니다.
두 번째, 이원론입니다. 이원론으로 유명한 사람이 데카르트입니다. 데카르트의 철학은 17세기 철학이죠. 보통 오래된 철학은 낡은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거든요. 그래서 이원론을 극복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죠. 일원론이 많이 나왔습니다. 덕분에. 그래서 어떻게든 세상을 하나로, 여기서 하나는 편협한 시점으로 본다는 말이 아니라 통합된 관점으로 본다는 것이 맞겠네요. 일원론이 더 발전한 이론이고 이원론은 오래되고 낡은 이론이라서 버려야 할 것이라고 보는 견해가 많죠. 하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관찰하고 파악할 수 있는 실재가 있지만 아닐 실재도 있을 수 있거든요. 가능성이 있지요. 그 가능성까지 잘라버릴 수는 없습니다. 과정신학은 눈에 보이지 않는 실재를 인정해야 하는 가능성을 전면에 등장시켰지요. 그것만으로도 그 역할이 컸습니다.
세 번째, 자유라는 주제입니다. 기독교는 자유를 위해 싸우기도 했지만 자유를 억압하기도 했습니다. 성경에서 볼 수 있는 이스라엘의 역사는 자유를 찾는 과정이 드라마처럼 서술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종교 지도자와 정치 지도자들은 신의 권위를 업고 대중의 자유를 억압하기도 했습니다. 기독교의 하나님의 유일한 하나님으로 찬양받고 숭배받아야 한다면 인간은 자유를 포기하고 순종해야 한다는 주장이 한국 교회에서는 수시로 들을 수 있는 설교 내용 중 하나입니다. 대부분의 한국 교회가 자유보다는 순종을 강조합니다. 그러나 과정신학은 자유를 너무너무 강조합니다. 자유를 강조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많이 있습니다.
정리합니다. 과정신학은 하나님의 전능, 이원론, 자유의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신학입니다. 꼭 공부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과정신학이 모든 것을 다 해결해 주지는 않습니다. 약점도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세 가지 측면에 대해서 거론하기 위해서는 꼭 과정신학자들의 논의를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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