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러셀서양철학사

[철학박사/러셀] 철학의 시작은 그리스에서 (1/365)

설왕은31 2022. 6. 28. 10:28
300x250

버트런드 러셀/서상복 옮김 "러셀 서양철학사" (을유문화사, 2009)

 

러셀의 서양철학사는 다음 문장으로 시작합니다. 

 

모든 역사를 통틀어 그리스 문명의 돌연한 발생만큼 놀랍고 설명하기 어려운 일은 없다. (러셀 서양철학사, 34)

 

러셀이 돌연한 발생이라고 말한 이유는 그 이전까지 발생한 문명은 그리스 문명과 비교할 때 차이가 많이 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과학과 철학과 수학이 그리스 문명에서 처음 발생했고 이와 같은 학문의 발전은 급격한 변화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그리스 문명 이전에도 이집트 문명과 메소포타미아 문명이 있었지만 그리스 문명은 이 두 고대 문명의 영향을 받았으면서도 동시에 단절이라고 할 만한 급격한 발전이 있었던 것입니다. 지금도 최고의 철학자로 꼽히는 플라톤이 바로 그리스 문명을 대표하는 철학자입니다. 플라톤 앞으로 소크라테스가 있었고 그 뒤로 아리스토텔레스가 있습니다. 이 세 사람의 철학만 다룬다고 하더라도 인생이 부족할 지경입니다. 이들의 철학은 여전히 유효하고 현대 철학도 이들이 이룩한 철학적 업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러셀은 철학이 탈레스부터 시작했다고 지적합니다. 탈레스는 기원전 6세기경에 살았던 사람입니다. 학자들의 추정에 따르면 기원전 625년 경에 태어나 기원전 547년 경에 세상을 떠났다고 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탈레스를 철학의 아버지라고 칭했으면 최초의 수학자이자 최초의 철학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플라톤이 기원전 4세기(BC 428 - BC348)에 살았던 사람이니까 플라톤보다 200년 전에 태어난 사람입니다. 플라톤의 "테아이테토스"에서 탈레스에 관한 일화를 전합니다. 어느 날 탈레스가 별을 보면서 걷다가 우물에 빠졌다고 합니다. 그러자 이것을 본 하녀가 "당신은 하늘의 이치를 알려고 하면서 바로 앞에 있는 우물을 못 보는군요"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어떤 문맥에서 플라톤이 탈레스의 망신당한 이야기를 꺼냈는지 모르겠지만 우물에 빠졌던 철학자가 바로 철학의 아버지 탈레스입니다. 

 

탈레스

그리스 문명은 이집트 문명과 바빌로니아 문명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이집트 문명과 바빌로니아 문명에 영향을 깊이 주었던 것은 그들의 종교였고요. 종교라고 하면 내세에 관심을 갖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바빌로니아의 종교는 이집트와 달리 내세의 행복보다 현세의 번영에 관심이 더 많았다. (37)

 

이집트는 확실히 내세의 행복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거대한 피라미드를 만들고 사람의 몸을 미라로 만들었던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죽은 자의 영혼은 지하로 내려가 심판을 받는다고 믿었습니다. 심판을 하는 신은 바로 오시리스이고요. 그리고 결국 영혼은 다시 지상 세계로 돌아온다고 생각했습니다. 내세를 준비하느라고 이집트 문명은 오히려 그 발전이 더뎠습니다. 거대한 피라미드를 만드느라고 현실에 집중하지 못했던 것이죠. 

 

오시리스

 

바빌로니아는 이집트 문명보다 훨씬 호전적이었습니다. 여러 도시들이 싸우다가 마침내 바빌론이 이겨서 최고 지위를 차지하고 바빌로니아 제국이 세워졌습니다. 그리고 이들이 섬기던 신 마르두크가 최고 지위의 신으로 등극했습니다. 

 

마르둑

 

이집트와 바빌로니아의 종교는 고대의 다른 종교처럼 풍요제였다. 땅은 여성이고 태양은 남성이다. 황소는 흔히 남성 생식력의 화신으로서, 황소신은 흔히 서민들이 숭배하는 신앙의 대상이었다. (36)

 

그래서 고대 종교에서는 흔히 남성신과 여성신이 동시에 있었습니다. 바빌로니아의 최고신인 마르두크는 남성신이었고 땅의 여신으로 추앙된 이슈타르는 최고의 여신이었습니다. 

 

이슈타르

 

300x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