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노트

'삼위일체 하나님' 대신 '셋이하나 하나님'

설왕은31 2019. 12. 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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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삼위일체-삼위일체의 의미

 

 

저는 삼위일체 三位一體 라는 말을 다른 말로 바꿨으면 좋겠습니다. 삼위일체라는 말이 너무 어감이 좋지 않습니다. 말할 때 약간 체할 것 같은 기분입니다. 삼위일체는 발음할 때 부드럽지도 않고 중국글자말이라서 그 의미도 잘 들어오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어렵고 발음하기도 좋지 않은 삼위일체라는 중국글자말은 기독교 교리에서 의미하고자 하는 바를 잘 담고 있을까요? 아닙니다. 별로 그렇지도 않습니다. 삼위일체를 풀어서 말하면 '성부, 성자, 성령이 세 분이면서 동시에 한 분'이라는 뜻입니다. 하지만 삼위일체라는 말이 이 의미를 제대로 담고 있지도 않습니다. 중국글자말을 써서 글자 수를 줄였지만 결국 이 말은 다시 설명해야 알아들을 수 있습니다. 

 

삼위일체 대신 '셋이하나' 어떻습니까? 발음하기도 훨씬 쉽고 의미도 확 들어옵니다. 삼위일체를 영어로는 Trinity라고 하는데 이 말은 셋이 하나가 된 그 연합성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셋이하나'가 하나님을 함부로 부르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사실 삼위일체나 Trinity 모두 존경이나 높임을 내포하고 있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존재 원리에 대한 설명입니다. 따라서 '셋이하나 하나님'으로 하나님의 존재 방식을 앞에 붙여서 하나님을 부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삼위일체에 대해서 좀 더 살펴보죠. 삼위일체 三位一體 는 문자 그대로 풀면 "세 개의 위격, 하나의 실체"라는 뜻입니다. 이렇게 풀어도 모르는 말이 또 나옵니다.

 

첫째, 위位, 혹은 위격이라는 말입니다. 우리가 평상시에 쓰는 말이 아닙니다. 위 位 는 지위나 자리, 장소를 의미합니다. 삼위일체라는 단어에서는 지위나 자리로 해석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해하기 힘들기 때문에 라는 말 대신 인격이라는 말을 쓰기도 합니다. 사실 인격이 좀 더 기독교 정통 교리에 맞는 단어이기는 하나 우리말의 인격은 사실 사람에게만 쓰는 말이기 때문에 잘 어울리지 않습니다. 영어로는 person이라는 말을 씁니다. Person이 사람이기 때문에 인격이라는 말이 맞지 않냐고 물어볼 수도 있지만 영어로도 설명이 따로 필요합니다. 하나님을 사람이라고 볼 수 없는데 사람을 의미하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위격도 말이 어렵지만 저는 인격도 오해의 소지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님은 인격이시다' 하고 말을 한다면 이 말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입니까? 하나님이 사람이라는 뜻입니까? 그런 뜻은 아닙니다. 또 문제가 있는데요. 우리가 종종 쓰는 인격적인 하나님과 혼동하기 쉽습니다. 인격적이라는 말은 '사람의 품격을 가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물론 하나님은 인격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이상의 품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인격적인 하나님이라고 말하는 것은 삼위일체에서 말하는 인격과 그 뜻이 혼동될 수 있습니다. 

 

둘째, 체라는 말도 익숙하지 않습니다. 는 글자 그대로 풀면 몸이라는 뜻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이 몸이 있다고 말하는 것은 이상합니다. 여기서 체는 몸이라는 뜻이라기보다는 실체의 의미입니다. 삼위일체는 Three Persons, One Substance를 중국글자말로 바꾼 것입니다. 삼위일체의 는 몸이 아니라 본질, 실체를 의미합니다. 실체는 아래에 sub 서 있는 stance 것을 의미합니다.

 

 

는 이해하는 데 큰 문제가 없습니다. 문제는 죠. 位 는 사람 혹은 Person이 아닙니다. 이 말을 이해하려면 Person의 원래 의미를 알아야 합니다. Person은 Persona에서 나온 말입니다. 페르소나 persona는 로마 시대에 배우가 극 중에 쓰던 가면을 뜻합니다. 삼위일체에서 Three Persons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가 역사 속에서 알게 된 하나님의 세 가지 배역을 말합니다. 세 가지 배역은 첫째 창조주 하나님을 의미하고 둘째 화해자 혹은 구원자로서 예수님을 의미합니다. 셋째 능력자라고 해야 할까요? 성령님입니다. 즉 삼위일체는 우리가 알고 있는 하나님의 세 가지 역할이 있었는데 그것은 창조자, 구원자, 능력자이고 그 세 가지 배역을 한 분은 사실 동일한 분이다는 의미입니다. 그게 바로 삼위일체의 의미이죠. 

 

그런데 삼위일체를 이렇게 설명하고 그 의미를 딱 닫아버리면 안 됩니다. 만약 그렇다면 하나님은 한 분인데 그냥 세 가지 배역을 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는데 그것은 아닙니다. 성부, 성자, 성령은 구분이 되는 듯하면서 구분이 되지 않는 그런 하나님의 존재 방식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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