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 폴 틸리히: 그리스도론 59

[틸리히조직신학3_96-100] 21. 자기-상실과 세계-상실

틸리히는 인간의 모순된 상태에 빠져 있다고 말합니다. 인간의 본성적 본질이 있지만 동시에 인간은 실존의 상태에 처해 있습니다. 그래서 틸리히는 인간의 실존 상태를 소외라고 말합니다. 인간의 본성적 본질을 드러내는 삶을 살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틸리히는 인간 소외의 세 가지 표지로서 불신앙, 자기 높임, 그리고 무한대의 욕구를 말합니다. 하지만 사람의 존재 자체가 이미 신으로부터 분리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인간 소외의 불신앙이라는 표지는 불가피한 것이기도 합니다. 분리될 수밖에 없지만 다시 결합하기를 희망하고 실천해야 하는 것입니다. 소외라는 인간의 실존 상태 때문에 인간은 자신의 본질적 본성대로 살 수 없는 모순을 경험하는데 틸리히는 자기모순은 자기 파괴로 나아갈 수 있다고 지적합니..

[틸리히조직신학3_94-96] 20. 집단적인 범죄라는 것이 존재하는가?

6. 개인적인 소외와 집단적인 소외 집단적인 범죄라는 것이 존재할까요? 틸리히는 집단적인 범죄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집단적인 범죄로 보이는 사건은 꾸준히 있어 왔고 아마 앞으로도 계속 발생할 것입니다. 틸리히도 이런 점에 대해서는 인정을 합니다. 집단적인 범죄는 인간의 의식에 있어서 결코 완전히 부재한 적이 없었다. 왜냐하면 인간의 본질적인 본성에 반대되는 행위들을 저지르고 자신들이 속해 있는 집단을 파괴하는 지배자들, 지배 계층들, 지배적인 운동들이 항상 있었기 때문이다. (94) 틸리히가 집단적인 범죄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 이유는 사회집단은 결정의 주체를 가지고 있기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사회집단 전체가 범죄를 저지를 결정을 한다면 집단적인 범죄라고 할 수 있지만 사회집단 안..

[틸리히조직신학3_84-90] 18. 욕망과 리비도

틸리히는 인간 소외의 세 가지 표지로 불신앙, 자기높임, 무한대의 욕구를 제시합니다. 무한대의 욕구는 제가 나름대로 번역을 한 것이고 영어로는 concupiscence라고 합니다. 원래 번역은 '강한 욕망'이나 '성적인 욕구'를 뜻하지만 틸리히는 무제한적인 욕구로 이해하고 설명합니다. 여기서 불신앙과 자기높임을 다시 한번 이렇게 정리합니다. 하나는 자신의 중심을 신적인 중심으로부터 분리하는 것(불신앙)이고, 다른 하나는 자신을 자신과 그의 세계의 중심으로 만드는 것(휴브리스)이다. (84) 틸리히가 이렇게 다시 설명을 하니 소외의 표지로 왜 세 가지를 드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왜 네 가지나 다섯 가지가 아니고 세 가지로 정리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일단 인간은 자신의 존재 근거로부터 자기 자신을 분리시..

[틸리히조직신학3_81-84] 17. 휴브리스와 교만의 차이점

틸리히는 인간 소외의 세 가지 표지로 불신앙, 자기높임, 무한대의 욕구로 설명합니다. 불신앙은 하나님과 사람 사이의 분리를 의미하고 무한대의 욕구는 말 그대로입니다. 그런데 자기높임은 설명이 좀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영어로는 hubris(휴브리스)라고 합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휴브리스는 다음과 같은 의미입니다. 휴브리스는 신의 영역으로의 인간의 자기높임(self-elevation)이다. 인간이 이러한 자기높임을 행할 수 있는 것은 그의 위대성 때문이다. (82) 휴브리스는 자기를 높이는 것인데 어디까지 자기를 높이는 것이냐면 바로 신의 영역으로까지 자기 자신을 높이는 마음과 행동을 휴브리스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신의 영역이라는 것은 무엇이냐면 바로 무한성의 영역입니다. 무한성의 영역으로까지 자기 자신..

[틸리히조직신학3_77-80] 16. 소외의 첫 번째 표지, 불신앙

틸리히는 인간이 본질에서 실존으로 전이했기 때문에 소외라는 현상이 발생했고 이것은 창조이면서 동시에 타락이라고 말합니다. 인간의 실존 상태가 소외이기 때문에 이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 크게 세 가지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 세 가지는 바로 불신앙, 무한대의 욕구, 자기높임(휘브리스)입니다. 영어로는 unbelief, concupiscence, hubris인데 번역하기 모두 곤란한 단어입니다. 그래서 concupiscence는 무한대의 욕구로 hubris는 자기높임으로 번역하면 좋을 것 같아서 그렇게 언급을 했습니다. unbelief는 불신앙으로 번역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틸리히는 불신앙부터 설명합니다. 그런데 그는 unbelief라는 단어에 불만이 있습니다. 적절하지 않은 단어라고 설명합니다. 그..

[틸리조3_47-50] 9. 구원받아야 하는가?_틸리히 "조직신학3"

틸리히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리스도라는 용어는 현저한 대조 속에서 인간의 실존적인 상황을 지시해 준다. 왜냐하면 그리스도 곧 메시아는 '새로운 시대', 우주적인 갱생, 새로운 현실을 가져온 자로 생각된 존재이기 때문이다. (47) 예수는 그리스도라는 칭호를 얻었습니다. 예수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단 한 단어로 대답을 한다면 바로 그리스도입니다. 예수는 그리스도입니다. 틸리히는 그리스도라는 칭호가 가진 의미에 대해서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는 인간이 실존 상황을 지시해 주는 단어라고 설명합니다. 그리스도라는 말은 기름부음을 받은 자를 뜻하며, 왕을 의미합니다. 즉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왕을 의미하죠. 그런데 이 그리스도라는 말 자체가 인간의 실존 상황에 대해 지시해 주는 내용이 무엇인가 하면, 인간은 지..

[틸리조3_44-47] 8. 본질주의 대 실존주의_틸리히 "조직신학3"

[틸리조3_44-47] 틸리: 폴 틸리히 Paul Tillich 조: 조직신학 Systematic Theology 3: 3권 44-47: 44쪽에서 47쪽까지 틸리히는 19세기와 20세기에 걸쳐 실존주의가 등장한 것은 헤겔의 본질주의에 항의하기 위해서라고 지적합니다. 틸리히는 그렇게 말했지만 제 생각에는 반드시 헤겔에 대한 반동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인간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헤겔의 사상을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헤겔은 개인을 비롯한 인류가 참된 존재와 화해되어 있다고 주장했는데 개인, 공동체, 그리고 인류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개인이나 공동체의 경우는 각각 그 경험이 다르겠지만 인류가 함께 경험한 20세기 초반의 세계 대전은 본질주의의 깃발을 ..

[틸리조3-39_43] 7. 본질과 실존_틸리히 "조직신학"

[틸리조3-39_43] 틸리: 폴 틸리히 Paul Tillich 조: 조직신학 Systematic Theology 3: 3권 39_43: 39쪽에서 43쪽까지 실존주의와 본질주의는 일종의 대결 관계로 보면 19세기까지는 본질주의의 승리였습니다. 실존이 existere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는 것과 같이 '밖에 서 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실존을 존재라고 생각하면 밖에 서 있는 것은 비존재의 밖에 서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고요. 실존과 본질이 서로 반대되는 개념으로 보면 비존재는 본질이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다시 정리하면 실존은 존재이고 본질은 비존재이죠. 이런 측면에서 틸리히는 실재의 두 수준을 구분합니다. 하나는 본질의 수준이고 다른 하나는 실존의 수준입니다. 20세기에 이르러서야 실존주의가 나타..

[틸리조3-35_39] 6. 산다는 게 뭔가?_틸리히 "조직신학"

[틸리조3-35_39] 틸리: 폴 틸리히 Paul Tillich 조: 조직신학 Systematic Theology 3: 3권 35_39: 35쪽에서 39쪽까지 틸리히는 실존과 실존주의에 대해서 설명합니다. 실존이라는 말이 어렵습니다. 이런 어려운 용어를 쓰는 것이 저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안 그래도 의미를 찾아 들어가기 어렵고 무척 복잡한데 '실존'이라는 말 자체도 어려워서 일단 거부감부터 들거든요. '실존'이란 '사람이 사는 것'을 뜻합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사람이 있는 것'이라고 할 수도 있는데 있는 게 사는 거니까 '실존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산다는 게 뭔가?'라는 질문과 거의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틸리히는 어원 탐구부터 합니다. 영어로는 exist, 라틴어로는 exist..

[틸리조3-28_32] 5. 상관관계의 방법이란?_틸리히 "조직신학"

[틸리조3-28_32] 틸리: 폴 틸리히 Paul Tillich 조: 조직신학 Systematic Theology 3: 3권 28_32: 19쪽에서 24쪽까지 폴 틸리히의 조직신학 제3권의 내용을 차근차근 살펴보고 있습니다. 아직 본론에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서론의 마지막 시간입니다. 본론에 들어가지 못했지만 중요한 내용이 정말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틸리히가 자신의 신학의 기초가 무엇인지 짧고 명료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틸리히의 '상관관계의 방법'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상관관계의 방법'은 틸리히의 독특한 신학 방법론입니다. 저는 '상관관계의 방법'이라는 이름을 잘못 지은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이름만으로는 아무런 정보를 주지 않거든요. 그리고 세상에 관계없는 일들이란 없습니다. ..

[틸리조3-24_28] 4. 존재란 무엇인가?_틸리히 "조직신학"

틸리: 폴 틸리히 Paul Tillich 조: 조직신학 Systematic Theology 3: 3권 19_24: 19쪽에서 24쪽까지 틸리히는 존재의 개념을 설명합니다. 존재의 개념을 정확하게 설명하기 어렵고 애매모호합니다. 그런데 실재에 가까운 것일수록 더 애매모호한 법이고 그렇게 애매모호한 단어가 오히려 생존력이 더 좋습니다. 단어라는 것도 태어나고 죽기도 하는 것인데 구체성을 띤 말은 오히려 금방 그 생명력이 다 떨어져 버리기도 합니다. 존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서로 마주 놓인 두 개념, 즉 보편과 특수에 대해서 알아야 합니다. 존재라는 것은 보편의 관점에서는 단지 추상적인 것을 의미합니다. 존재는 구체적인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특수자를 가리키기 위해서 만들어낸 추상 개념이라는 것입니..

[틸리조3-19_24] 3. 틸리히가 신을 이해하는 방법_틸리히 "조직신학"

틸리: 폴 틸리히 Paul Tillich 조: 조직신학 Systematic Theology 3: 3권 19_24: 19쪽에서 24쪽까지 틸리히가 신을 이해하는 방법으로 제시하는 것은 '자기 초월'과 '탈아'입니다. 영어로 표현하면 Self-Transcendent Theism 또는 Ecstatic Theism입니다. 한국말 표현이 그다지 와닿지 않기 때문에 영어로도 알아두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자기 초월'과 '탈아'는 비슷한 의미입니다. '자기 초월'은 자기를 넘어서야 한다는 의미이고 '탈아'는 자기를 벗어나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세상이 하나님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세상을 넘어서거나 벗어나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인간이나 세상은 유한성을 벗어날 수 없는 존재입니다. 그러니까 자기를 초월하거나 벗..

[틸리조3-16_19] 2. 초자연주의와 자연주의를 넘어서라_틸리히 "조직신학"

틸리: 폴 틸리히 Paul Tillich 조: 조직신학 Systematic Theology 3: 3권 13_16: 13쪽에서 16쪽까지 틸리히는 신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자연주의와 초자연주의를 넘어서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자연주의는 naturalism이고 초자연주의는 자연주의를 넘어서는 것으로서 supernaturalism입니다. 이름으로 보면 자연주의가 먼저이고 초자연주의가 나중에 나온 것 같지만 아니죠. 초자연주의가 먼저입니다. 초자연주의는 자연 바깥에 하나님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우주 밖에 하나님이 있고 그 하나님이 우주를 창조했다고 주장하는 것이 초자연주의의 하나님 이해입니다. 틸리히의 말을 그대로 인용하겠습니다. 아주 쉽게 설명을 했거든요. "이 견해에 따르면, 신은 우주를 특정한 순간에..

[틸리조3-13_16] 1. 신학이 해야 할 일_폴 틸리히 "조직신학"

틸리: 폴 틸리히 Paul Tillich 조: 조직신학 Systematic Theology 3: 3권 13_16: 13쪽에서 16쪽까지 틸리히 조직신학 제3권의 서론의 내용 중 일부입니다. 보통 좋은 글은 서론에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잘 정리해서 씁니다. 유럽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미국은 확실하게 두괄식을 선호합니다. 저도 미국에서 공부할 때 항상 두괄식으로 쓰려고 노력했고 글쓰기를 도와주는 사람들 모두 주제는 맨 앞에 정확하게 나와 있어야 한다고 가르쳐 주었습니다. 이런 글의 구조는 우리나라에서는 특별하게 강조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적어도 제가 어릴 때는 그랬습니다. 지금은 분위기가 좀 바뀌었을 수도 있습니다. 학문과 교육이라는 것은 발전하니까요. 틸리히의 조직신학 3권 서론인데 중요한 내용이 많..